AI는 왜 케첩을 하인즈로 그렸을까
하인즈는 사람에게, 이듬해엔 AI에게 「케첩을 그려 달라」고 했고 둘 다 하인즈 병을 그렸어요. AI가 왜 하인즈를 그렸는지, 그 결과에서 사람이 고른 건 무엇인지 봐요.
- 하인즈는 2021년엔 사람에게, 2022년엔 이미지 AI DALL-E 2에게 「케첩을 그려 달라」고 했고, 둘 다 하인즈 병이 나왔어요.
- AI가 하인즈를 그린 건 학습한 인터넷 이미지 때문이에요. 다만 주문과 결과는 대행사가 골랐고, 성과 숫자도 대부분 대행사 출품 자료예요.
- 디자이너에게는 두 가지를 남겨요. 이름 없이도 알아보는 요소가 있는지, AI 시안에 1위 브랜드 모양이 섞이지 않는지예요.
- 브랜드
- Heinz (Kraft Heinz)
- 대행사
- Rethink
- 캠페인
- Draw Ketchup (2021), A.I. Ketchup (2022)
- 나라
- 캐나다 (A.I. Ketchup은 캐나다·미국)
- 도구
- DALL-E 2 (A.I. Ketchup)
- 결과
- A.I. Ketchup 2023 클리오 금상
먼저 사람에게 물었어요
2021년 1월, 하인즈 캐나다가 실험 하나를 공개했어요.[1] 다섯 대륙의 참가자 수십 명에게, 브랜드는 밝히지 않고 한 가지만 부탁했죠.[1]
“케첩을 그려 주세요.”
결과는 어땠을까요? 대부분이 빨간 병을 그리고 그 위에 「Heinz」라고 적었어요.[1] 병목의 숫자 「57」이나 줄기에 달린 토마토, 오각형 라벨까지 그린 사람도 있었고요.[1]
낙서 같은 그림부터 공들인 일러스트까지 솜씨는 제각각이었어요.[1] 그래도 어느 게 하인즈인지 알아보는 데는 문제가 없었죠.
하인즈는 이 그림을 옥외 광고와 한정판 병 라벨에 그대로 썼어요.[2] 캠페인 이름은 「Draw Ketchup」이었고요.
다음엔 AI에게 물었어요
이듬해 여름, 같은 대행사 Rethink가 질문의 대상을 바꿨어요.[3][4] 사람 대신 이미지 생성 AI인 DALL-E 2에게 물은 거예요.
당시 DALL-E 2는 일부 사용자만 쓸 수 있었어요.[4][5] 대행사는 「르네상스풍 케첩 병」, 「타로 카드 케첩」처럼 갈수록 엉뚱한 주문을 넣었죠.[5] 그래도 결과는 대부분 하인즈처럼 보였어요.
광고 매체 Adweek은 이렇게 적었어요. 네온 병부터 강아지 모양 병까지 제각각인데, 라벨 모양과 글자는 하인즈를 닮았다고요.[3]
하인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갔어요. SNS로 사람들에게 AI에 넣을 주문을 받은 거예요.[4][5] 그렇게 모인 주문으로 만든 이미지가 캠페인 전체를 채웠죠. 한정판 병 라벨, 옥외 광고, 메타버스 갤러리까지요.[6]
예상 밖의 참여도 있었어요. 오토바이 브랜드 두카티와 캐나다 스포츠 채널 Sportsnet이 자기 브랜드와 섞은 케첩 이미지를 주문했거든요.[5][6]
캠페인 문구는 한 줄이었어요. 「AI에게도 케첩은 하인즈처럼 보인다(Even to AI, ketchup looks like Heinz)」.[5] 이 캠페인은 2023년 클리오 어워드 금상을 받았죠.[7]
그 결과에서 사람이 고른 것
이 문구만 보면 AI가 알아서 하인즈를 골라 준 것처럼 읽히잖아요. 실제로는 사람 손을 거친 부분이 있어요.
「스테인드글라스 케첩 병」, 「사이키델릭 아트 속 케첩 병」 같은 주문은 하인즈와 대행사가 직접 넣었죠.[4] 몇 장을 뽑아서 몇 장을 캠페인에 썼는지는 공개된 적이 없고요. 캠페인이 나온 뒤 DALL-E 2에 직접 넣어 봤더니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반응도 있었어요.[8]
AI 결과가 하인즈 쪽으로 기울었다는 건 매체 보도로도 확인돼요.[3] 다만 무엇을 물어서 무엇을 보여 줄지는 사람이 정했죠.
AI는 왜 하인즈를 그렸나
AI가 하인즈를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니에요. DALL-E 2는 인터넷에서 모은 이미지와 설명 문장 약 6억 5천만 쌍으로 학습했거든요.[9]
그러니 「케첩」이라는 말 옆에 어떤 사진이 가장 많이 붙어 있었는지를 배운 셈이에요. 그런데 학습 자료 목록은 공개된 적이 없어요.[10] 하인즈 사진이 정확히 몇 장이었는지는 알 수 없죠.
다만 OpenAI가 공개한 DALL-E 2 위험·한계 문서에 두 문장이 있어요. 모델이 학습 자료의 편향을 물려받는다는 것, 그리고 상표 로고와 저작권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에요.[10] 하인즈 캠페인은 이 한계를 광고로 뒤집은 거예요.
결과가 모두 깔끔했던 것도 아니에요. 하인즈 브랜드 담당자는 인터뷰에서 이미지가 “완벽하진 않다”고 했어요.[4] 그래도 라벨이나 유리병 같은 하인즈만의 요소는 빠짐없이 들어갔다고 덧붙였죠.[4]
AI가 그린 건 케첩이 아니라, 인터넷이 기억하는 케첩이었어요.
숫자는 누가 냈나
이 캠페인 이야기에는 숫자가 많이 따라붙잖아요. 그런데 대부분 대행사가 광고제에 출품하며 적은 숫자예요.
- 97%: 「Draw Ketchup」에서 하인즈를 그린 비율. 대행사 출품 자료에 18개국으로 나와요.[2][11] 하인즈 보도자료에는 참가자가 「수십 명」이라고 적혀 있어요.[1]
- 8억 5천만 회 / 11억 5천만 회: AI 캠페인이 얻은 노출 수. 같은 대행사가 낸 자료인데 One Show 출품작과 ADC 출품작에 적힌 숫자가 달라요.[5][6]
- 38%: 이전보다 높았다는 SNS 참여율. 역시 출품 자료이고, 비교 대상도 One Show에는 「이전 캠페인」, ADC에는 「기준치」로 달라요.[5][6]
숫자가 틀렸다는 뜻은 아니에요. 누가 어떤 목적으로 쟀는지 알고 읽으면 되니까요.
디자이너가 가져갈 것
이름 없이도 알아보는 요소가 있나
마케팅 연구소 Ehrenberg-Bass는 이런 요소를 「고유 브랜드 자산(distinctive brand assets)」이라고 불러요.[12] 브랜드 이름 없이 색, 모양, 로고, 캐릭터만으로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죠.[12]
기준은 두 가지예요.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하고(유명함), 그 브랜드만 떠올라야 해요(고유함).[12] 그럼 둘 중 뭐가 더 중요할까요? 연구소는 고유함 쪽이라고 봐요.[12]
하인즈에는 빨간색, 유리병, 오각형 라벨, 숫자 57이 있었어요. 사람도 AI도 그걸 그렸고요.
그런데 여기서 조심할 게 있어요. AI가 그린 결과는 인터넷에 많이 올라온 이미지를 보여 줄 뿐이에요. 소비자 머릿속을 잰 게 아니니까요.
Ehrenberg-Bass도 브랜드 자산을 점검하려면 소비자가 실제로 무엇을 기억하는지부터 확인하라고 해요.[12] AI 실험은 가볍게 보는 참고 자료 정도로 두면 충분하죠.
AI 시안에 1위 브랜드가 섞이지 않나
같은 원리가 반대로도 작동해요. 카테고리 이름만으로 패키지 시안을 뽑으면 그 분야 1위 브랜드의 색과 모양이 섞여 나올 수 있어요. OpenAI 문서가 말한 대로 모델은 상표 로고도 만들어 내거든요.[10]
작은 브랜드라면 더 신경 써야 해요. AI 시안이 「우리 브랜드」보다 「그 카테고리의 평균」을 닮아 있을 수 있으니까요.
이미지는 발행 전에 캠페인 공식 자료에서 캡처해 넣고 제작자(Kraft Heinz, Rethink)를 적어요.
- Heinz Asked People To ‘Draw Ketchup,’ Then Turned the Artwork Into Custom Bottles · PR Newswire (Kraft Heinz Canada) · 2021-01-21 · https://www.prnewswire.com/news-releases/heinz-asked-people-to-draw-ketchup-then-turned-the-artwork-into-custom-bottles-301212232.html ↩ ↩ ↩ ↩ ↩ ↩
- Draw Ketchup · Strategy Marketing Awards 2021 (대행사 출품 자료) · https://marketingawards.strategyonline.ca/winners/winner/2021?e=115588&n=Draw%20Ketchup&u=Advertising ↩ ↩
- Heinz Taps State-of-the-Art AI to Design Its Next Ad Campaign · Adweek · 2022-08-01 · https://www.adweek.com/commerce/heinz-taps-ai-design-next-ad-campaign/ ↩ ↩ ↩
- How Rethink Proved Even AI Knows “It Has To Be Heinz” · LBB Online · 2022-08-08 · https://lbbonline.com/news/how-rethink-proved-even-ai-knows-it-has-to-be-heinz ↩ ↩ ↩ ↩ ↩ ↩
- A.I. Ketchup · The One Show 2023 (대행사 출품 자료) · https://www.oneclub.org/awards/theoneshow/-award/48666/ai-ketchup/ ↩ ↩ ↩ ↩ ↩ ↩ ↩
- A.I. Ketchup · ADC Awards 2023 (대행사 출품 자료) · https://www.oneclub.org/awards/adcawards/-award/46993/ai-ketchup/ ↩ ↩ ↩ ↩
- Heinz: A.I Ketchup · Ads of the World (2023 클리오 금상) · https://www.adsoftheworld.com/campaigns/a-i-ketchup ↩
- “Heinz A.I. Ketchup” Attempts to Prove Industry Dominance With Machine Learning · Latana · https://resources.latana.com/post/heinz-machine-learning-ad/ (브랜드 조사 회사 블로그) ↩
- DALL-E 2’s Failures Are the Most Interesting Thing About It · IEEE Spectrum · 2022-07-14 · https://spectrum.ieee.org/openai-dall-e-2 ↩
- DALL·E 2 Preview: Risks and Limitations · OpenAI · https://github.com/openai/dalle-2-preview/blob/main/system-card.md 판매사 자료 ↩ ↩ ↩
- Heinz: Draw Ketchup · WARC (칸 크리에이티브 효과 부문 출품 요약) · https://www.warc.com/en/campaigns/heinz%3A-draw-ketchup-b0b7e5b15a164b6891e9c4602ef0c010 ↩
- Brands of Distinction · Jenni Romaniuk, Ehrenberg-Bass Institute · 2013-05-16 · https://marketingscience.info/brands-of-distinction ↩ ↩ ↩ ↩ ↩
- 브랜드 이름을 빼고 카테고리 이름만 넣어 이미지 AI로 5장 이상 뽑아 보기
- 결과에 반복해 나오는 색·모양·라벨이 어느 브랜드 것인지 적어 보기
- 우리 브랜드에서 이름 없이도 알아볼 요소를 하나만 골라 보기
- AI로 만든 패키지 시안에 경쟁 브랜드 요소가 섞이지 않았는지 확인하기